[자막뉴스] '참수' 흔적 고스란히...사후 2백여 년 만에 발견된 유해 / YTN

2021-09-02 11

지난 2014년 광화문에서 열린 천주교 시복식.

거룩한 삶을 살았거나 순교한 사람들에게 교황이 복받은 사람, 복자라는 칭호를 주는 것인데,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124명의 순교자들을 복자라고 선언했습니다.

이 가운데 3명의 유해가 이번에 발견됐습니다.

최초의 순교자로 기록된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권상연 야고보, 그리고 이어진 박해로 순교한 윤지헌 프란치스코입니다.

윤지충 바오로와 권상연 야고보가 순교한 것은 1791년 신해박해 때, 조선 교회에 내려진 제사금지령을 따르고자 신주를 불태우고 천주교식 장례를 치렀다가 붙잡혀 참수를 당했습니다.

우리나라 천주교의 첫 순교자였습니다.

10년 뒤인 1801년 신유박해 때 윤지충의 동생 윤지헌 프란치스코도 능지처참형을 받고 순교했습니다.

지난 3월 발견된 윤지충의 유해에는 목뼈에 참수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고 윤지헌의 유해에선 목뼈 뿐 아니라 팔뼈와 대퇴골에도 참형의 흔적이 있었습니다.

2백년 넘게 묻혀 있었지만, 이들의 신원을 확인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김성봉 / 천주교 전주교구 초남이성지 담당 신부 : 백자사발 지석에는 묻힌 사람인지 누구이 인적사항이 쓰여 있었지요. 한문으로 쓰여진 이것을 판독하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첫 순교자 윤지충 바오로의 묘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출토물에 대한 방사성탄소연대 측정도 하고, 유해의 염색체를 친족들 유전 정보와 비교해 순교자들의 유해임을 최종 확인했습니다.

전주교구 측은 이번 유해 발견이 천주교뿐 아니라 조선시대 형벌의 실제를 알수 있는 역사적 자료로도 가치가 높다고 평가하고, 오는 16일 이들의 유해 안치식을 열기로 했습니다.

YTN 기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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